이시은 수필집 <울타리에 걸린 세월> 2003년 3월 31일 발행된 이시은 수필집 을 올린다. 수필 제목마다 이름을 적었다. 이 수필은 영업용으로 사용함을 금함. 수필집 울타리에 걸린 세월 2019.01.04
어머니의 재봉틀 어머니의 재봉틀 이시은 방 한 켠에 재봉틀이 초라하게 놓여 있다. "윤실아 걸레 좀 가져다 도오……." 어쩐지 풀기 없는 음성으로 마루에 앉아있는 내게 던지는 어머니의 말씀이었다. 어머니는 찢어진 이불 호창을 손에 들고 재봉틀이 놓여있는 방으로 들어가셨다. 그리고 색 바랜 보자.. 수필집 울타리에 걸린 세월 2014.01.07
자전거 / 이시은 자전거 이시은 자동차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고 백미러를 보았다. 남편과 함께 쓰는 차이고 보니 내가 운전을 하고 나면 의자와 백미러를 조절해야만 한다. 그럴 때마다 작은 거울 속으로 비치는 후광을 바라보곤 한다. 그 때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 녀석이 바싹 자전거를 들이대며 "어디.. 수필집 울타리에 걸린 세월 2013.08.29
곶감/ 이시은 곶감 이시은 한 입 베어 문 곶감이 달다. 아침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학교에 갔던 아이들이 돌아왔다. 두 아이들에게 곶감을 나누어 주었다. 외할머니가 최고라며 곶감을 먹는 아이들의 입놀림이 빨라진다. 친정 나들이 때 가져온 곶감이다. 어머니는 가을이면 감을 깎아 곶감을 만드셨다. .. 수필집 울타리에 걸린 세월 2013.08.29
손 흔드는 가슴에는 / 이시은 손 흔드는 가슴에는 이시은 어머니는 다리를 다치기 전까지만 해도 무척 건강하셨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건강하실 것 같던 생각은 한낱 자식의 바램이요 희망에 불과하다. 팔십 연세이니 몸이 좋지 못한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지만, 어머니의 체력이 그토록 쉬이 무너진 데는 그만한 이유.. 수필집 울타리에 걸린 세월 2013.08.29
아이의 뒷 모습 / 이시은 아이의 뒷모습 이시은 서둘러 가방을 메고 종종걸음으로 집을 나서는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누구나 걸어다니는 모습이련만 내게는 얼마나 대견스러운 모습인지 모른다. 두어 해 전 교통사고로 병실 침대에 누워있는 아이를 보며 성한 걸음으로 학교에 다니는 다른 아이들을 보면서.. 수필집 울타리에 걸린 세월 2013.08.29
모정이 흐르는 강 / 이시은 모정이 흐르는 강 이시은 정형외과 병동에서 새우잠을 자는 것도 벌써 달 반을 넘겼다. "성준이 어머니죠? 병원입니다." 교통사고라는 말에 튕겨지듯 문을 나섰다. 병원 응급실에 누워 있는 아이의 얼굴에는 찰과상과 타박상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의식을 잃은 아이가 정신을 차리는 순간.. 수필집 울타리에 걸린 세월 2013.08.29
창 넓은 집 / 이시은 창 넓은 집 이시은 어릴 적 툇마루에 앉아 눈 앞에 펼쳐지는 숲을 바라보며 꿈을 키우곤 했다. 나이팅게일처럼 백의의 천사가 되어 병든 자들을 간호해 주고도 싶었고, 법관이 되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는 사람이 없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또 한 때는 바른말 잘하는 기자가 되.. 수필집 울타리에 걸린 세월 2013.08.29
내 곁에 머무는 고향 / 이시은 내 곁에 머무는 고향 이시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느꼈을 때 그곳은 언제나 내 곁에 있었다. 오랜 타향 생활에서 힘겨울 때면 지친 모습으로 찾아드는 마지막 길목에는 언제나 유년의 세월을 살찌우던 고향이 펼쳐진다. 보리밭 이랑에 봄바람이 스치고 살구꽃이 환하게 미소 지으며 피.. 수필집 울타리에 걸린 세월 2013.08.29
저녁 식탁 / 이시은 저녁 식탁 이시은 혼자 앉은 식탁에는 늘 기다림이 함께 한다. 새벽 5시를 알리는 괘종시계 소리에 깨어나 아침 준비가 시작된다.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는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나면, 나른함이 온 몸으로 퍼져간다. 며칠 전부터 시름시름 열이 있는가 싶더니 급기야 심한 몸살 기운으로.. 수필집 울타리에 걸린 세월 2013.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