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 / 이시은 가을 산 이시은 창틀에 찬바람 스미고 높은 산에는 단풍이 지는데 가을 옷 차려입은 산을 찾았다 햇살에 빛나는 빠알간 단풍잎은 그대 눈빛에 댄 내 볼 빛 되고 하느작이며 손짓하는 노오란 단풍잎은 그리움 고인 그대 눈빛으로 다가선다 활활 타오르며 얼싸안는 가을 산처럼 그렇게 만.. 3시집 눈 뜨면 다시 안겨드는 세상 2015.05.07
나비 / 이시은 나비 . 3 이시은 나비야 너를 기다리며 여름 내내 백일홍으로 피었다가 바람 서늘한 가을에 들국화로 피다가 가지 마른 겨울에는 눈꽃으로 피어 바람 되어 날아 올 너를 기다리마 창밖에는 귀뚜라미 소리에 가을이 묻어 오는데 겨울이 다가오면 색 고운 낙엽으로 날개옷을 만들어야지 계.. 3시집 눈 뜨면 다시 안겨드는 세상 2015.03.25
나비. 2 / 이시은 나비 . 2 이시은 나비야 생살 찢는 아픔 견디며 날아간다면 꽃잎으로 진홍 물 닦으며 보내겠지만 날아가 너의 가슴에 고운 살 돋을 수 있다면 꽃잎 지는 아픔도 견디겠지만 아린 자국마다 이슬로 씻으며 보내어도 꽃과 놀던 추억을 잊을 수 있을까 나비야 꽃술 묻은 너의 입술이 빗방울에 .. 3시집 눈 뜨면 다시 안겨드는 세상 2015.02.07
나비 . 1 나비 . 1 이시은 나비야 타는 햇살도 물러서리만큼 뜨거운 입김으로 사랑을 나누었지 나비야 한여름 장마 비 쏟아지는 풀숲에서 너는 꽃을 그리며 날개에 묻은 빗방울 닦고 있었지 꽃은 저렇게 붉게 꽃잎 떨며 기다리는데 어디 있느냐 행여 찢긴 날개로 앉아있다면 꽃잎 따다 달아 주리니.. 3시집 눈 뜨면 다시 안겨드는 세상 2015.01.07
시를 줍다 잠든 날 / 이시은 시를 줍다 잠든 날 이시은 새벽이 가깝도록 시를 줍는다 사랑 앓이로 뻘밭같은 가슴 가득 고인 시를 따라 내 가슴도 갯벌로 돌아간다 누구를 그리도 그리워했을까 지나간 사랑은 꽃으로 빠끔히 얼굴 내밀고 지나간 사랑은 바람으로 찾아오고 지나간 사랑은 천지 사방에서 내게로 다가서.. 3시집 눈 뜨면 다시 안겨드는 세상 2014.09.16
풀꽃 같은 사람 / 이시은 풀꽃 같은 사람 이시은 이름 없이 왔다가 어깨 기대고 덤불덤불 우거져 그리움으로 오선을 그어 아-아- 노래하는 풀꽃 같은 사람아 고운 웃음 피워 물고 시를 빗어 달빛에 실어 보내는 정겨운 얼굴 살며시 다가와 눈앞에 서면 창가에 뽀오얀 새벽 돋도록 더는 가누지 못하는 사랑 하이얀 .. 3시집 눈 뜨면 다시 안겨드는 세상 2014.08.30
당신의 목소리로 / 이시은 당신의 목소리로 이시은 한 해의 끝자락을 휘적이며 걷는 거리에서 알전구 걸쳐 입고 빛을 뿜는 나뭇가지에 목련꽃이 피었다던 당신과 헤어져 돌아오는 길 당신이 이름 지어 불러 준 꽃들은 낯설지도 않은 듯 초근초근 내게 말을 걸어오고 나는 당신에게처럼 사근사근 대답합니다 오늘.. 3시집 눈 뜨면 다시 안겨드는 세상 2014.05.25
당신의 목소리로 / 이시은 당신의 목소리로 이시은 한 해의 끝자락을 휘적이며 걷는 거리에서 알전구 걸쳐 입고 빛을 뿜는 나뭇가지에 목련꽃이 피었다던 당신과 헤어져 돌아오는 길 당신이 이름지어 불러 준 꽃들은 낯설지도 않은 듯 초근초근 내게 말을 걸어오고 나는 당신에게처럼 사근사근 대답합니다 오늘처.. 3시집 눈 뜨면 다시 안겨드는 세상 2014.02.14
작별 / 이시은 작별 이시은 잘 가라는 인사를 하고 건널목 저편에서 바위처럼 서서 손 흔드는 그대 모습 신호등 불빛 흔들리는 거리가 낯설고 아쉬워도 걸어가는 길목 가로수 잎새마다 걸린 성글한 눈망울은 다시 만날 약속처럼 어른대고 별빛도 불빛에 녹아 뒹구는 밤 우리들의 사랑은 꽃보다 붉은 별.. 3시집 눈 뜨면 다시 안겨드는 세상 2014.01.15
사랑꽃 / 이시은 사랑 꽃 이시은 내가 걸어간 곳에 길이 생기고 그대 걸어간 곳에도 길이 생겨 우리함께 걸어간 길은 내가 되어 세상 흥건히 적시는 빗물 모여 소리내며 흐를 거야 내가 걸어간 길에 자국이 남고 그대 걸어간 길에 자국이 남아 우리 가슴에 영근 사랑은 화석이 되어 남을 거야 숯 빛 같은 .. 3시집 눈 뜨면 다시 안겨드는 세상 2014.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