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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은 시비 산에서

보령 개화예술공원에 있는 나의 시비를 찾았다.겨울을 지나 새잎이 돋아나는 공원 분위기도 상큼하다.문학상 부상으로 세워진 이 시비는 나의 자필로 새겨진 것이다.    산에서                      이시은  비 내리는 산에는   시간을 줍는 까치와 후득이는 빗방울에 가슴 씻는 나무들만 어깨를 기대고 서 있다  수런대며 다가서는 비에 젖은 나뭇잎 말아 안고 눈시울 적시며 마주하던 만남도 빗물에 잠긴다  깊이 침묵하여 크게 귀를 여는 산은 푸른 가슴으로 다가서서 새로운 만남 앞에 망설이는 눈길 보내고 떠나는 바람 옷자락 잡는 가슴에 문 연다  산 가슴에 귀 대고 있으면 해일 일던 마음에도 산빛이 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