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집 우산 아래서 햇살을 꿈꾼다

봄꿈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14. 5. 5. 14:05

 

봄 꿈

 

                        이시은

 

혹한에 시달리다 얼음가슴 드러내던

강물이 풀려 비늘 쌓고

겨우내 질식한 나뭇가지에

초록 물 돋았다

 

백년 만에 처음이라는

눈 몰아 막아서도

봄에게 항복하고 떠난 자리

무지개꽃 피었다

 

삭정이 가지에도

생명의 옷자락 팔랑이고

눈으로 덧칠하던 땅에서도

꽃 피어 웃는데

비틀어 짜놓은 꿈일지라도

다시 심으면 꽃 피울 테지

 

때로는 화살비도 뿌려대고

때로는 칼바람 채찍질하여

다시 강물 얼릴지라도

민들레 홀씨꿈도 열매 맺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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