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이시은
비 내리는 산에는
시간을 줍는 까치와
후득이는 빗방울에 가슴 씻는
나무들만 어깨를 기대고 서 있다
수런대며 다가서는
비에 젖은 나뭇잎 말아 안고
눈시울 적시며 마주하던 만남도
빗물에 잠긴다
깊이 침묵하여
크게 귀를 여는 산은
푸른 가슴으로 다가서서
새로운 만남 앞에 망설이는 눈길 보내고
떠나는 바람 옷자락 잡는
가슴에 문을 연다
산 가슴에 귀 대고 있으면
해일 일던 마음에도
산빛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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