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집 우산 아래서 햇살을 꿈꾼다

다시 찾은 바다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14. 2. 14. 11:12

다시 찾은 바다

 

                     이시은

 

밤바다 밝히고 선 불빛은

손 흔들고 떠나오던 그날의

입술 푸른 내 얼굴 매달고

아이가 그때 내 나이 먹고서야 돌아온

나를 기다리고 있다

 

먹빛으로 메운 포장 뚫고

눈망울 굴리며 기다리는 불빛은

잊었던 이름 안고 다가서는

파도를 바라보고

숨죽인 바람은 모래톱을 쓸고 있다

 

바다 물 곤두박질 넘게 하던 비바람

세월을 당기고 밀던 사이

내밀한 가슴속에 불던 바람 닮아

파도는 푸른 몸 퍼덕임 접고

여린 음률 그으며

모래톱에 새겨진 내 발자국 지우고 있다

 

불빛이여

파도여

속앓이 하던 비바람이여

많이 변한 듯 하나

그리 변한 것 없는 나를 닮은 바다여

 

아직도 못다 푼 사연 너와 더불어 앓다

내일이면 다시 그날처럼 손 흔들 나를

사랑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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