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꽃
이시은
익은 해가
서녘 하늘에 걸려 있는 가을
들판 밟고 오는 바람 소리에
당신 안부를 묻는다
풀숲에 몸 숨긴 스르라미 울음소리
코스모스 가느린 목들미에 앉는
들판을 편지지로 쓴 연서 한 장
화로 속 같은 당신 가슴 싸 안는다
지난 상처가 벌집 속 같은 당신과
지난 상처가 모과 속 같은 나
어쩌면 우리 달맞이꽃처럼
폭염 아래서 침묵하다
가을 길목에서
붉게 타는 꽃으로 피나보다
-이시은 제 5 시집 "빈가슴에 그린 풍경" 수록-
'제 5시집 빈 가슴에 그린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원이라는 끈 (0) | 2014.07.17 |
---|---|
다시 피우는 꽃 / 이시은 (0) | 2014.05.25 |
이어지는 길 / 이시은 (0) | 2014.02.14 |
가을산 길목 / 이시은 (0) | 2013.09.17 |
가을 대답 / 이시은 (0) | 2013.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