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시집 빈 가슴에 그린 풍경

가을 대답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13. 9. 1. 14:05

 

 

 

 

가을 대답

 

                                  이시은

                              

 

봉평의 가을은

메밀꽃이 키우고

 

 

메밀꽃 젖몸살 앓는 열기는

산들바람이 애무해 가라앉히는데

메밀꽃 무리지어 피는 이 가슴은

누구의 손길 닿아 가라앉히려나

 

 

선선한 바람 일면

덩달아 바람 부는 가슴

귀뚜라미 애타게 부르는 가을을

달빛 눕는 봉평 들판에서

메밀꽃물에 실려 만났구나

 

 

해마다 찾아와 의문부호와 말줄임표로

길을 묻던 바람아

나 아직도 네게 줄 대답을 적지 못했구나

 

 

또 다시 열두 달 삭여

너를 만나면 대답 할 수 있을까

 

 

몇 해의 가을이 내게 걸렸는지

슬그머니 곁눈질하는 세월을

바람아 너는 채근하지 않는구나

 

이시은 제 5 시집 " 빈 가슴에 그린 풍경"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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