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꿈
글 / 이시은
혹한에 시달리다 얼음가슴 드러내던
강물이 풀려 비늘 쌓고
겨우내 질식한 나뭇가지에
초록 물 돋았다
백년 만에 처음이라는
눈 몰아 막아서도
봄에게 항복하고 떠난 자리
무지개꽃 피었다
삭정이 가지에도
생명의 옷자락 팔랑이고
눈으로 덧칠하던 땅에서도
꽃 피어 웃는데
비틀어 짜놓은 꿈일지라도
다시 심으면 꽃 피울 테지
때로는 화살비도 뿌려대고
때로는 칼바람 채찍질하여
다시 강물 얼릴지라도
민들레 홀씨꿈도 열매 맺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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