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은 시가 걸린 방

꽃잎 지는 밤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07. 4. 5. 07:03

 

 

 

 

 


        꽃잎 지는 밤

 

                                     글 / 이시은

 


봄은 이미 와 있었다

단지 내가 몰랐을 뿐

꽃의 전령이 전하는 말

못 들었을 뿐이지

 


흐드러지게 피어난

개나리 가지마다

봄은 이미 깊이 물들어 있었다

 


두 팔 벌리고

구름 없는 하늘 바라보며

지난해 떨어져 내린 꽃잎

아지랑이 속에 피웠었지

 


어느 하룻밤

하롱 하롱

꽃잎 지는 밤

봅비는 소리 없이 내리고

 


너와 나의

향그란 교감은

잊지못할 연서로

또 하나의 계절 속에 묻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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