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은 시 해설및 평설

동료 시인의 이시은의 시 감상

청담 이시은 2006. 12. 22. 01:22

이시은 시인의 시집<<우산 아래서 햇살을 꿈꾼다>>를 읽으면 퍼 올려 놓은 그리움으로 흥건하다.

l       너 만나고 온 날은/ 절구질하는 가슴/ 봄 꽃 저리 피는데/ 그리움도 분분히 피는데/ 어쩌랴/

너 이름 가슴에 꽃 무덤 이루어 터지는데(이런 날 발췌)

l       이쯤에 흥건한 그리움이 강을 이루고

l       내가 꿈꾸는 사랑은 / 바람으로 스쳐가는 사랑이 아니라/ 샘물같이 맑고 고우며/ 고요한 자락에도 같이 젖고/

l       작은 소리에도 함께 여울 이는 사랑 이었음 좋겠다.(꿈꾸는 사랑 첫 연)에서 그리움은 사랑의 희망으로 승화한다.

l       ******************

l       이시은 시인은 밀양에서 태어났다.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마을 부근 개울에서 텀벙대며 옷을 적시고, 아랑 설화에

l       가슴을 적시며 자랐을 것이다. 이 시인은 교장 직위에 까지 이른 아버지와 전통적인 현모양처형의 어머님 아래서 성장 했기에 체질적으로 넉넉한 가슴과 겸양의 날개를 달고 서정을 키운 듯 하다. 그러나 삶의 여울은 부드럽지만은 않은 것, 거친 물결이 삼킬 듯 달려들기도 한 장마철 낙동강 범람을 만나, 이겨내는 지혜와 곧바로 잔잔함에 이른다는 것을 스스로 터득하며 살아가게 마련이다.

l       너의 말을 분질러 보면/ 낙엽 내리는 소리가 묻어난다/ 저무는 길목에서/ 세상살이가/ 둑을 넘는 강물 같지가 않다고 말한다/ 장마철 우산 아래서 햇살을 꿈꾸는 / 너의 젖은 옷자락을/ 나의 뜨거운 눈빛으로 말린다(우산 아래 햇살을 꿈꾼다 일부) 지천명 쯤에 이른 나이 일까. 낙엽과 노을이 어우러진 길목에서 체념을 밟고 새싹을 움 틔우고 있다. 우리들의 삶은 무한대의 우주 속 지구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연과 60억 형제들과 더불어 살아간다. 보양식을 하기도 하고 생채기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시인은 자유로이 우주를 품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완성을 지향한다.

l       비 내리는 산에는/ 시간을 줍는 까치와/ 후득이는 빗방울에 가슴 씻는/ 나무들만 어깨를 기대고 서 있다/ 수런대며 다가서는/ 비에 젖은 나무 잎 말아 안고/  눈시울 적시며 마주 하던 만남도/ 빗물에 잠긴다/ 깊이 침묵하여/ 크게 귀를 연 산은/ 푸른 가슴으로 다가서서 새로운 만남 앞에 망설이는 눈길 보내고/ 떠나는 바람 옷자락 잡는/ 가슴에 문을 연다/ 산 가슴에 귀대고 서 있으면/ 해일 일던 마음에도/ 산빛이 고인다(산에서 전문)

l       산은 언제나 거기 서 있다. 크게 귀를 여는 산, 그것은 道의 경지다. 미시적으로 파고 들어 큰 길을 내다보는 가슴, 그것은 하느님과 통하고 부처와의 대화이다. 이 경지에선 해일도 귀를 연 산에 빨려 든다. 자연에 대한 관조와 그리움 담은 아름다운 시어로 이시은 시인은 기대와 희망을 노래 한다. 전반적으로 보면 늘상 쓰는 용어도 낯설게 하여 자연과 사람 사이 사이를 참신하게 꾸민다.

l       우리가 서울 시단에서 처음 만났던가. 교직자로 숲을 이룬 시단에 행정 경력을 갖고 있는 보기 드문 시인이다. 훌륭한 문우 이시은 시인의 이름이 더욱 빛나길 기원한다.

l       ****************

l       2005. 10. 17일 원제  송 봉 현 글  

 

 

( 시집을 받고 답례로 보내온 송봉현 시인의 글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