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집 우산 아래서 햇살을 꿈꾼다

인꽃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15. 3. 25. 17:27

 

 

인꽃

                                             이시은

 

휘파람 불며 몰아치던 바람에

속살 트는 아픔 키워 꽃이 피었다

 

아픔 없이 피는 꽃이 어디 있으며

비틀거리지 않고 서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이슬 한 방울 무게의 기쁨도

살아있음의 의미이며

바윗덩이 무게의 슬픔도

살아있음의 징표이다

 

살아가는 마디마다

아파하고 흔들리고 비틀거리며

인내를 먹고 피는 인꽃들

 

말이 모자라 인생사를 쓸 수 없어

뼈와 살로 꽃잎을 빚어

웃고 있는 꽃무리들

흔들림이 있어 아름다운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