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 서 있으면
이시은
갈대 숲 서근대며 웃자라고
물총새 울음소리에 여울 이는
강가에 서 있으면
뼛속 아리던 아픔도 풀빛으로 흔들리고
저녁연기로 찾아오는 그리움도
풀잎 타고 흔들린다
실눈 뜨도 눈 부시는 햇살에
바람 한 자락 도르르 말리는
강가에 서 있으면
고무신 신고 놀던 시절
물방개가 그리는 동그라미로 엮어
먼 길 돌아와 서있는 발길 묶는다
산바람 내리는 낮
사슴 눈을 하고
아지랑이 이는 꿈 피던 계절도
서걱이는 발걸음으로 다가서는
강가에 서 있으면
여치 울음소리에 노을 익는 여름밤
추억 속에 얼굴들이 별이 되어 돋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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