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꽃
이시은
익은 해가
서녘 하늘에 걸려 있는
들판 밟고 오는 바람소리에
당신 안부를 묻는다
풀숲에 몸 숨긴 스르라미 울음소리
코스모스 가느린 목들미에 앉는
들판을 편지지로 쓴 연서 한 장
잉걸불 당신 가슴 싸 안는다
지난 상처가 벌집 속 닮은 당신과
지난 상처가 모과 속 닮은 나
어쩌면 우리 달맞이꽃으로
폭염 아래서 침묵하다
가을 길목에서
붉게 타는 꽃으로 피나보다
이시은 제 5 시집 <빈 가슴에 그린 풍경>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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