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은 시가 걸린 방

설악동에서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10. 8. 24. 14:18

    설악동에서 이시은 산들이 줄줄이 바다 향해 달리다 주저앉아 바다에 닿지 못한 마음 울산바위 바라보며 빌고 있는 까닭은 이직도 달리던 기억 잊지 못한 미련 새벽안개로 날마다 피어나기 때문일 게다 밤마다 허리 찬 바람 안고도 소리 내어 울지 않고 붉은 태반 밀어 올리는 아침 바다 향해 평온한 얼굴 내미는 까닭은 아직도 바다 향해 달리고픈 화산 같은 마음 속으로 타고 있기 때문일 게다 큰 소리로 화 내지 않고 나즉한 목소리로 길 여는 까닭은 꿈이라는 꿈 모두 싸안고 물 속 자갈 구르는 소리로 소망 키울 때 외설악 골짜기마다 옹골찬 음색으로 되돋아 나던 메아리 아직도 조용히 귀 기울이면 들려오고 있기 때문일 게다. 이시은 제 4 시집 <우산 아래서 햇살을 꿈꾼다> 수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