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아래서 햇살을 꿈꾼다
글 / 이시은
너의 말을 분질러 보면
낙엽 내리는 소리가 묻어난다
저무는 길목에서
세상살이가
둑을 넘는 강물 같지 않다고 말한다
장마철 우산 아래서 햇살을 꿈꾸는
너의 젖은 옷자락을
나의 뜨거운 눈빛으로 말린다
나는 너의 말을 분질러 모으면서
네가 키워온
사랑과 미움의 징검다리 사이에 불던
바람과 마주친다
오한으로 떨고 있는 너의 곁에
버석거리는 그림자로 서성이다
노을 버짐 번지는 너의 목을 껴안고
온몸으로
손톱 찌르는 바람과 마주선다.
이시은 제 4 시집 <우산 아래서 햇살을 꿈꾼다>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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