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길
이시은
끝인가 하던 일들이
모르는 사이 슬금슬금 몸집이 커가고
침묵을 감아 든 햇살의 두께도 변화무상하다
내 맘대로 오지 않은 세상에서
한세상 살아가 듯
쉼표를 찍어 봐도
굴렁쇠 바퀴로 구르는 시간
계절이 바뀌면 포도알 검붉게 화장을 하고
황금 들녘에 눈이 내리 듯
산다는 것도 흐르는 물줄기 같은 것
가뭄에 파꽃 피 듯
매운맛 감도는 길목에서
손 마주잡던 따슨 목소리도
석양빛에 허리를 누이는 시간
막다른 길에도
기억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어
망망히 이어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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