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은 시가 걸린 방

세모의 거리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07. 12. 22. 18:55
      세모의 거리 시 / 이시은 잎 떨군 가로수에 별들이 내려와 몸을 푼다 밤마다 나뭇잎에 속삭이던 말 주워듣고 초롱한 눈망울 굴리며 긴긴 이야기를 엮는다 영하의 수은주가 빙판 길을 저울질하고 울다 지친 눈알같은 군밤 몇 알 놓여 있는 좌판대 위에 구세군의 종소리 굴러가는 밤 수많은 행인들의 뺨 때리고도 눈 한번 끔뻑이지 않는 바람은 거리를 질주하고 앙상한 가지에 앉아 퀭한 눈을 뜨고 바라보는 별들만 세모의 거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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