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은 시가 걸린 방

한 해를 보내며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07. 12. 4. 15:29
    한 해를 보내며 이시은 봄꽃에 아리던 눈 녹색물결로 씻어내고 단풍물결 한바탕 소리치다 떠난 자리 턱에 숨 걸리던 여름에는 다시 올 것 같지 않던 겨울이 찾아오고 먼 길 떠난 정인 같은 눈발 찾아오면 아쉬움만 눈꽃으로 피어난다 한 장 남은 달력은 가쁜 숨 몰아쉬며 달려가고 쳇바퀴 도는 일상의 틈바구니 속에서 송년을 노래하는 사람들 십이월 끝자락으로 걷는 길은 삼베옷 입고 얼음 위를 걷는 느낌 잘가라 보내는 인사말은 짧을수록 좋은 것 십이월에는 생각들이 풍선이 되어 하늘로 날아간다. 2006. 12. 14. 2007년 문예운동 겨울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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