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은 시가 걸린 방

당신을 불러도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07. 1. 21. 23:08
      
      당신을 불러도 
      시 / 이시은 
      자식에게 주신다고 
      어머니와 함께 곶감을 깎아 
      당신 가슴 만큼 달큰하게 만들어 놓고 
      눈발 흩날리는 산자락에 누우신 아버지 
      곶감 단내가 
      당신 체취로 풍겨나는 데 
      하늘은 성글성글 눈송이만 보냅니다 
      해마다 눈 오듯이 잠시 만이라도 
      다녀가실 수는 없는지요 
      감 알이 빠알갛게 익을 때면 
      마지막 남은 까치 밥 하나까지도 
      그리움을 매달고 있겠지요 
      창 밖에는 당신의 하이얀 모시옷자락같은 
      눈밭이 펼쳐진 지금 
      하냥 불러도 
      당신은 영영 대답이 없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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