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장에서 시를 낭송하고 있는 이시은 시인
매년 6월에 개최 해 오던 밀양여자고등학교 총동문회가 메리스로 인해 지난 22일 JK 웨딩뷔페(구 화랑예식장) 7층에서 개최됐다. 정기 총회 및 회장단 이 취임식이 있었던 이날 200여 명의 동문들이 모인 행사장은 열기로 가득 했다.
행사 시작부터 18회 동문인 중견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시은 시인의 ‘동창회 하는 날’ 이라는 축시를, 이 시인이 직접 낭송을 하여 동문들의 가슴에 다시 여고생이 된 듯한 설레임과 감동을 자아내게 했다. 장기자랑 무대에서는 18회에서 회장 취임을 축하하는 특별공연 무대로 회장 축하사절단, 각설이 타령, 댄스무대로 풍성한 볼거리를 연출하기도 했다.
1회부터 32기 동문까지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임기를 마치는 13대 김명자 회장과 새로 취임하는 14대 이성자 회장의 인사말에는 동문들을 향한 관심과 열의가 가득했다.
이성자 신임회장은 취임사에서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인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는 우분트(UBUNT)라는 말을 인용하며, 내가 너를 위하면 너는 나 때문에 행복하고, 너 때문에 나는 두 배로 행복해 질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을 강조하며 “우리 밀양여고 총동창회도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18회 기수로 회장을 맡지만 18회 모두가 회장이라며 동창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않았다.
또한 임기를 마치는 김명자 회장은 ‘현월장학회’가 창립되어 후배 재학생들을 위해 알차고 귀하게 쓰여 질 것을 확신하며, 모교 총동창회 인터넷 창이 개설되어 모든 동문들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되었음을 알린다고 전했다. 또한 신임 회장에게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을 당부하기도 하였다.
밀양여고 전학용 교장은 축사를 통해 모교 발전을 위해 장학금 지원과 우수신입생 유치, 명문대탐방 등 모고 교육활동에 물심양면으로 많은 지원을 해준 동창회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신임 회장의 기수인 18회 동문들이 서울에서 대거 참석하여 부산과 밀양 지역의 동창들과 함께 이성자 회장의 취임을 축하하며 뜻 깊은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특히 밀양여자고등학교가 아북산으로 이사를 하던 첫 번째 입학생인 그들은 3년 내내 공사장의 소음을 들으며 지내던 열악했던 환경을 되 뇌이며 아련한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동문들이 하나가 되어 즐거움을 함께하고, 선후배가 모여 훈훈한 정이 오가는 밀양여고 총동문회는 모교의 발전을 기원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마음으로 서로의 손을 잡고 아쉬움을 나누며 막을 내렸다.
동문회 하는 날
이시은 作
잘 익은 복숭아를 그린 그 때는
꿈도 노랗게 익어 빛나고 있었지
우리 그 때는
교복칼라 빳빳이 풀 먹여
목도 꼿꼿이 세우고 다녔지
허리춤 늘어나
헐렁한 고무줄이 편안한 나이에도
한사코 잡고 가고 싶은 날이
단발머리 한때였지
오늘 우리 한자리에 둘러앉아
그 시절 추억들을 불러 모우고
마주보고 웃는
눈가에 주름마저 아름다운 걸
친구야
선후배여
오늘은 우리 모두 단발머리 여고생이야
잃어버린 꿈도 불러오고
가버린 젊음도 데려오고
서로 사랑하던 가슴도 앉혀놓고
두 눈 반짝이며 웃어보자
세월은 그렁저렁 흘렀어도
속가슴은 언제나 여고생인 것을
우리는 모두 밀양여고 동문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