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은 시가 걸린 방

삶의 강을 건너다 보면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10. 3. 22. 13:10
 

    삶의 강을 건너다 보면 글 / 이시은 눈 앞 세상이 어지러워도 눈 감고 잠시 빠져드는 무아지경 부처님 가르침을 몰라도 예수님의 성서를 몰라도 내 안에 집 하나 비우고 나니 열리는 무채색 세상 손바닥으로 두 눈 가려도 손가락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세상과 마주보다 두 눈 다시 뜨고 일상 속으로 돌아가 채색된 시간 나룻배 삼아 삶의 강을 건너다 보면 스쳐간 일들이 하나 둘 탈색되어 하이얀 여백으로 돌아들고 명치 밑 푸른 자국도 얼음 녹 듯 흘러내려 삶의 강줄기에 소리 없이 흘러든다. 이시은 제 5 시집 '빈 가슴에 그린 풍경'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