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
이시은
창 틀에 찬바람 스미고
높은 산에는 단풍이 지는데
가을 옷 차려입은 산을 찾았다
햇살에 빛나는 빠알간 단풍잎은
그대 눈빛에 댄 내 볼 빛 되고
하느작이며 손짓하는 노오란 단풍잎은
그리움 고인 그대 눈빛으로 다가선다
활활 타오르며 얼싸안는
가을 산처럼
그렇게 만나
아름답게 노래 부르다
겨울이 오면
우린 기다림을 안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찬바람을 데워
다시 새싹 돋아나는 봄을 만들자
빠알간 볼에 입맞춤하는 가을 산
이시은 제 3 시집 <눈 뜨면 다시 안겨드는 세상>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