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시집 풀꽃의 말

밤길

청담 이시은 2014. 1. 8. 11:43

 

 

 

밤길

 

                          이시은

 

 

 

길을 나서네

 

 

꽃 같은 붉은 입술로

다가서는 네 모습을 보려고

한 줄기 빛이 되어

길을 나서네

 

 

별빛 영롱한 밤에는

풋과일 익는 모습으로 다가오고

달빛 내리는 밤에는

사향노루 목에 감긴 달빛으로 오는

너의 모습을 찾아

길을 나서네

 

 

불덩이를

삼킨 죄이겠지만

 

 

아무래도

어둠이 쌓일수록 더욱 밝아야 할

너와 나는

밤하늘에 별이 되고

달이 되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