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은 시가 걸린 방

날이 새면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07. 2. 24. 15:34


    날이 새면


                    시 / 이시은


    사랑하는 그대여

    황홀하게 반짝이는 대지위로

    한 줄기 바람이 스쳐 갑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우리가 만나지 못함이 서운한 듯이

    종일토록 눈발만 펄펄 날리고 있습니다


    세상은 눈에 덮혀

    서서히 어둠에 감기어 들고

    나무들만 바람을 안고 서 있습니다


    그대여


    이밤 새기 전

    저 눈발 멎기 전에

    내 창가 스치는 바람에게

    사랑한다는 그대 음성 실어 보내주신다면 


    가만히 가슴속에 묻어 두었다

    날이 새면 금빛 햇살 아래서

    눈빛 같은 그대 마음 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