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은 작품 발표 지면

오늘의 바람을 마시며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18. 1. 13. 09:31

 

 

오늘의 바람을 마시며

      -용인 민속촌에서

                                                이시은

살갗이 아릿한 날

   

수십 년 비바람 적신 용인민속촌에서

눈동냥하며 어제의 시간을 건져와

오늘을 새김질한다

   

흘러간 세월 녹은 전시물은

찾아든 사람 발길 붙들건만

횅하니 스쳐가는 바람같은 사람들

   

대갓집도 관아도 아닌

초가집이 눈을 파고드는 것은

유년의 이웃들이 몸 담은 정 때문일 터

   

오색 천 나부끼는 서낭당 아래서

오래 묵혔던 비망록備忘錄 속 소망을 꺼내들고

발길 멈추었다

 

어제를 타고 흐르는 오늘의 바람을 마시며

 

 

 

잡지《see》2018. 1 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