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시집 바람의 노래
기다리는 바다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14. 2. 14. 11:44
기다리는 바다
이시은
앞이 보이지 않는 날
세상을 혼자 지고 찾아간 바다
파도는 어깨 들썩이며 가락을 치고
모래알로 바스라진 지난날들이
깨춤을 춘다
언제 오라는 기별은 없어도
불쑥 찾아들면
목덜미 뜨겁도록 껴안고
허옇게 바랜 가슴 풀어놓지 않아도
두터운 손으로 가슴 쓸어주며
눈물 보이지 않아도
젖은 손수건 걷어간다
영혼의 심지 끝 모를 깊이로 품어
희망불을 켜게 하는
사시사철 가슴 열어놓고 기다리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