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시집 풀꽃의 말

품속에 담아 온 바람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14. 2. 14. 10:58

품속에 담아 온 바람

                                                  이시은

 

당신의 눈빛처럼 깊은 바다에서

살며시 바람 한 자락 쓸어

품속에 숨겼는데

바다는 모르는 체 파도만 불러모으고 있네

 

갈매기 까옥대는 소리

못 들은 양하고

당신의 낮은 음성에만 귀 기울이는

한낮의 볕살은 도탑기만하네

 

바람과 파도와 태양이

함께 수근거려도

 

세월이

하이얀 포말처럼 바랜 날에도

품속에 담아온 바람이

바다의 추억에 젖어있도록

가슴에 품고 있어야지

찰싹이는 파도 소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