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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의 노래에 날개를 달고

청담 이시은 2012. 2. 25. 06:52

 

 

'밀양의 노래'에 날개를 달고

 

                                                 -밀양예술제에 다녀와서

 

 

                                                                                  이시은

 

 

                         (합창을 하고 있는 밀양연합 합창단과 지휘자 곽호진 선생님))

 

내가 작사한 ‘밀양의 노래’를 300명의 합창단이 부르고 있다.

 

다른 어떤 무대에서 불려지는 합창곡보다 가슴 벅찬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영남루 야경과 밀양교의 불빛이 남천강 강물에 아름다운 야경을 자아내고 있는 강 둔치 야외무대에서다. 밀양예술제 30주년을 맞아 ‘예술아 놀자’ 라는 예술제를 밀양예총 주관으로 개최하는 개막식 행사다. 예술제를 여는 합창무대의 첫 곡으로, 곽호진 밀양예총음악협회 지부장의 지휘로 밀양연합합창단이 부르고 있다.

이 노래의 작사가로 밀양예총의 초청을 받았다. 고향 예술제에서 울려퍼지는 합창을 듣고 있는 것은 마치 자식이 금의환향 한 듯 기쁘고 뿌듯했다.

 

 

                                        (예술제 참관 관중)

 

누구나 고향은 어머니 탯줄 같은 그리움이 점철되어 있는 곳이리라. 나 또한 삶이 어렵고 힘들 때는 부모님의 모습과 함께 그리움의 원천으로 가슴속에 자리하는 곳이 고향 밀양의 풍광과 추억들이다. 그 기억 속을 거닐다 보면 새로운 용기를 얻고 즐거움을 느낀다.

 

그런 고향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다. 고향을 사랑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 이겠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여건에서 한 가지씩이라도 한다면, 작은 것이 다양하게 어우러져 큰 모습으로 고향의 발전에 기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기위해 무대 앞으로 나서는 이시은)

 

평소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후배인 김광자 작곡가를 만난 자리에서, 내가 가사를 쓸 테니 밀양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서 고향에 바치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하자, 흔쾌한 승낙으로 태어난 곡이 ‘밀양의 노래’였다. 이 곡은 ‘제창용’과 ‘여성 3부 합창’으로 만들어졌다. 밀양여고 선후배 (이시은 18회. 김광자 19회)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고향에 보낸 작은 선물이다.

 

밀양은 아랑제와 예술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많은 예향의 고을이다. 합창제나 연주회가 있을 때, 밀양의 풍광과 정서가 그려진 노랫말이 불려 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가사를 썼다. 이 곡의 초연은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밀양방송 개국1주년 기념행사 무대였다. 초연행사 때 김광자 작곡가와 함께 참석하여 가사를 낭송하던 기억이 어제 같은 데 벌써 몇 년의 세월이 흘렀다.

 

 

                                              (예술제 주최자와 내빈 단체사진)

 

내가 쓴 시들이 가곡으로 발표된 것들이 여러 편 있다. 그 가운데서도 ‘밀양의 노래’는 많은 애정을 가지게 한다. CD로 탄생해서 밀양인들에게 들려질 수 있길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그 작업을 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기도 하다. 이런 ‘밀양의 노래’가 수많은 관중들이 모인 예술제에서 초등학생에서 부터 어머니합창단원까지 한 목소리로 자아내는 합창을 듣고 있는 기쁨은 너무나 컸다. 합창단 속에 밀양여고 후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밀양여중과 밀양여고 합창단으로 무대에 섰을 때를 생각했다. 김광자 후배와 나는 밀양여고 합창단에서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단발머리 소녀가 되어 감회에 젖어 고향예술제를 즐기고 있었다.

 

 

                              (시화전 초대시로 걸린 나의 시 앞에서)

 

남천강 솔밭을 무대로 펼쳐진 시화전 행사장은 너무나 근사한 곳이었다. 송림을 둘러 전시한 시화는 솔바람 소리와 강물의 여울을 함께 호흡하며, 찾는 이들에게 웃음을 보내고 있었다. 그 가운데 나의 시 ‘가을 대답’도 초대시로 걸려있어 반갑기 그지없었다.

 

밀양은 산수가 아름다운 곳이다. 이 아름다운 산수를 살리는 것이 밀양의 가장 큰 가치를 살려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아름다운 풍광과 문화예술이 아우러질 때 밀양을 찾아드는 사람들이 더욱 많을 것이다.

 

 

                                                          (시화전 행사장에서)

 

성대하고 다양한 짜임새 있는 행사를 치루는 것을 보면서, 고향의 예술인들의 노고를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어떤 행사장에서 보다 진한 감동으로 하루를 보냈다. 남천강 둔치와 강둑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다. 30주년 예술제를 이토록 성공적으로 치루어 내는 밀양예총의 저력을 볼 수 있었다. 그 저력을 꽃피울 수 있도록 거름이 되어 준 밀양예총후원회와 밀양시의 후원에 박수를 보낸다. 고향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출향인들의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함께 할 때, 밀양은 더욱 더 아름답고 풍요로워 질 것이다.

 

 

                                                  (유종관 선생님과 밀양의 문우님)

 

밀양의 문화예술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던 유종관 선생님께서는 밀양예술제를 만드신 분이다. 행사장을 찾으신 선생님께서는 오랜만에 만난 내게, 제일극장 무대에서 첫 예술제를 하던 기억을 회상하시면서 흐뭇한 마음을 내 보이셨다.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꾸준히 이어져 30년이란 연륜을 쌓은 예술제를 개최하고 있는 내 고향 밀양이 자랑스럽다.

 

 

                                (밀양예총 윤정일 회장님과 나의 시화 앞에서)

 

고향을 찾은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마음들이 고마웠다. 윤정일 예총회장님과 밀양문협 회원들을 비롯한 예총회원들, 그리고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할애하여 역까지 마중을 나와 주신 밀양신문사 황규열 사장님께 감사함을 표한다. 그리고 늦은 밤 시간까지 즐거움을 함께 한 초등학교 친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아울러 ‘밀양의 노래’에 날개를 달아 준 밀양연합합창단원과 지휘를 맡으셨던 곽호진 선생님의 수고에도 심심한 감사함을 표한다.

 

 

                                   (밀양신문 황규열 사장님과)

 

‘밀양의 노래’의 날개는 밀양사람들의 사랑으로 만들어 질 것이다. 이 노래가 많이 불려지길 기대하면서, 밀양의 문화예술이 더욱 더 풍성하게 꽃피길 기원한다.

 

 

(예총 회장단과 밀양양문협 회원들)

 

 

 

 


 


밀양의 노래



                                       이시은 작사

                                       김광자 작곡

1.


남천강 굽이쳐 흐르고 종남산에 아침 해 돋으면


솔바람도 잠깨어 일어나는 내 고향 밀양


표충사 종소리 울려 퍼질 때


사명대사 영혼이 살아나고


선비들의 기개가 서려있는 내 고향 밀양



이 땅엔 인심 좋고 어진 사람 모여 살아


흙냄새 바람소리 그리운 미리벌


너와 나의 가슴 속에 살아있는 고향


아- 나의 영원한 고향이여




2.


화악산 꽃물결 이루고 얼음골 더위 식히며


갈대숲 은빛물결 이루는 내 고향 밀양


영남루 대숲에 달이 돋아나


강둑길에 추억을 불러내고


아름답고 평온한 땅 그 곳은 내 고향 밀양



이 땅엔 인심 좋고 어진 사람 모여 살아


흙냄새 바람소리 그리운 미리벌


너와 나의 가슴 속에 살아있는 고향


아- 나의 영원한 고향이여


  -2011년 밀양예총 예술지 밀양예술 수록 글에 행사사진을 넣어-

 

 

                        

                                    (밀양의 노래 - 노래 밀양불교합창단. 지휘 곽호진. 낭송 이시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