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집
이시은
오랜 시간
바람으로 살았습니다
끝없는 고독의 집 지으며
비에 젖은 모습으로
천길 벼랑 오르며 살았습니다
생명줄 다하는 날까지
못다 버릴 이름 가슴에 품고
자갈길 오르막길 가리지 않고
천형이라 생각하고 걸었습니다
번갯불에 매 맞은 영혼 하나
고독의 불을 안고
씻고 비우고 또 내려놓습니다 만
갈증만 버썩일 뿐
갈 곳이 따로 없습니다
바람의 길
메마른 영혼 누일 곳은 고독이라는 집
그 길 말고 딴 길이 없습니다.
(2010년 7/8 월호 시전문 격월간 유심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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