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은 시가 걸린 방

불빛 흔들리는 포구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07. 9. 26. 10:45

         불빛 흔들리는 포구
                                  글 /  이시은
강 건너 불빛에 묻힌 그대는
찬바람 다가서는 것도 모르는 채
종종 걸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들판 질러오는 바람소리에
나는 이불 추켜 올리며
밤을 보낸다
언제나
닿을 수 없는 포구처럼
바라다 보이는 모습은
아득히 안개 속에 싸여있고
밤마다 
희미하게 흔들리는 불빛 따라
조각배 띄우는 강기슭
피어나는 입김
배 가득 실어 보내는
강 건너 불빛 흔들리는 포구
이시은 제 3 시집 <눈뜨면 다시 안겨드는 세상>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