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은 시가 걸린 방 풍경 / 이시은 청담 이시은 2007. 9. 26. 09:36 풍경 글 / 이시은 텅 빈 들판을 바람이 숨 몰아쉬며 달려가고 계절을 이고 선 나뭇가지에는 뭉개구름이 걸려 있다 갈무리 끝난 논 자락 두 팔 벌린 허수아비가 계절을 잊은 채 지치지도 않고 웃고 있다 산도 나무도 철철이 옷 갈아입고 모여들던 얼굴 길목마다 손짓하던 코스모스 꽃잎에도 햇살에 얼굴 붉히며 기다림이 익던 감나무에도 계절은 찾아왔다 돌아서 가고 아직도 입 벌리고 웃고 있는 허수아비 허리춤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시은 제 3 시집 <눈 뜨면 다시 안겨드는 세상> 수록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